@leeyongbin_
이용빈 작가가 선보이는 <Hive>와 <Colossus>는 2D에서 구현한 가상의 볼륨들을 갤러리 공간으로 끌어들이는 시도이다. 90년대생인 작가의 유년에서 가까이 존재하던 그래픽에 각주와 미주를 다는 시도를 한다. ‘세기말’로 불리던 시기의 디스토피아, 아포칼립스적 이미지들을 채집하여 뼈대를 만든다. 채집은 스타크래프트, 메이플 스토리, 에일리언 등 캐릭터의 온도나 서사가 상이하고, 특징적인 사운드나 게임 속 매핑, 몹에 영감을 받아 이루어진다. 2D 세계관에서 뼈대를 찾아 척추를 세우고 가죽으로 양감-피부를 만들어 내는 작업은 작가의 입체론과도 이어진다. 지난《XX의 기묘한 모험》(오!재미동갤러리, 2023) 전시에서 선보인 작업은 게임 혹은 애니메이션의 ‘효과 Effect’를 화면 밖으로 가져와 자립시키는 데 집중했다면, 본 전시에서는 효과를 만들어 내는 주체 즉, 캐릭터의 공감각적 전환과 이식, 새로운 형태로의 배양에 몰두한다. 이용빈은 스스로 만들어 낸 시각 기호로 연결된 기묘한 서사를 구축하고 있다.
이용빈(B. 1995)은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조소를 전공하며,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조각-입체 예술가다. 미미하고 개인적인 시각 자극에서 비롯한 형상에 집중하며, 탈중심화된 사고를 통한 자아와 비아, 허구와 실체, 2D와 3D를 변주한다. ‘스타크래프트’, ‘메이플 스토리’와 같이 90년대 후반-2000년대 초의 게임 문화 및 만화의 캐릭터성에서 형상을 찾으며 탈각과 소거를 통해 뼈대를 구축한다. 단체전 《 XX의 기묘한 모험》(오!재미동갤러리, 2023), 《페리온 서쪽 길목》(스페이스 어반, 2022) 등에 참여했다.